Page 124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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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조주록 하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 담장 바깥이다.”
               “ 그것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 무슨 도를 물었느냐?”
               “ 대도(大道)입니다.”
               “ 큰 길은 장안으로 통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먼지를 털어 버리고 부처를 볼 때는 어떻습니까?”
               “ 먼지를 터는 건 없지 않으나 부처를 본다는 건 어림없는 일이
            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병 없는 몸입니까?”
               “ 4대와 5음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천제(闡提)입니까?”
               “ 왜 보리(菩提)를 묻지 않느냐?”

               “ 무엇이 보리입니까?”
               “ 바로 이것이 천제이다.”


               스님께서 언젠가는 손가락을 오므리며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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