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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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당(나머지 말) 127
그 스님이 절을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물을 줄을 모르는구나.‘크고 작음은 묻지 않거니와 무엇
이 학인의 보배구슬입니까?’하고 왜 묻지 못하느냐?”
그 스님이 얼른 다시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마터면 이 놈을 놓칠 뻔했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양쪽 다 고요하고도 고요한데 스님께서는 어떻게 법을 펴시렵
니까?”
“ 금년은 풍파가 없는 해로다.”
“ 대중이 구름같이 모여들었는데 무슨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 오늘은 나무를 끌어다가 승당을 짓자.”
“ 그게 바로 학인을 지도하는 것입니까?”
“ 나는 쌍륙(雙陸)이나 장행(長行:쌍륙놀이의 일종)같은 놀이는
할 줄 모른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진실한 사람의 몸입니까?”
“ 봄,여름,가을,겨울이다.”
“ 그리 말씀하시면 저는 알기 어렵습니다.”
“ 너는 나에게 진실한 사람의 몸을 묻지 않았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