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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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조주록 하


            스님께서는 방장실로 돌아갔다.다음날이 되자 시자에게 물었다.
               “어제 그 스님은 어디 있느냐?”
               “ 그때 바로 가 버렸습니다.”
               “ 30년이나 말 탄 주제에 나귀한테 차이다니.”



               한 스님이 물었다.
               “이렇게 찾아온 사람도 스님께서는 맞이해 주십니까?”
               “ 맞이해 준다.”

               “ 이렇게 찾아오지 않은 사람도 스님께서는 맞이해 주십니까?”
               “ 맞이해 준다.”
               “ 이렇게 와서는 스님이 맞이해 주심에 따르겠습니다만,이렇게
            오지 않는 경우에 스님께서는 어떻게 맞이해 주시렵니까?”

               “ 그만,그만!더 말하지 말라!나의 법은 미묘하여 헤아리기 어
            렵다.”


               진부(鎭府)의 대왕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높으신 연세에 치아가 몇 개나 남아 있습니까?”
               “ 어금니 한 개뿐입니다.”
               “ 그럼 음식을 어떻게 씹으십니까?”
               “ 한 개뿐이지만 차근차근 씹지요.”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학인의 보배구슬입니까?”
               “ 큰 소리로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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