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128

128 설봉록


               “분수 밖의 일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오직 이것은 제 일이니까
            요.”
               “ 그대에게는 격식을 벗어난 안목이 있구나.훗날 어느 때고 자손
            이 번창해도 이 도리로 해 나갈 것이다.지금도 그러하니 말이다.”

               “ 그렇습니다.사형 사제들도 모두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두서너
            해 뒤부터 비로소 응용하게 될 것입니다.”
               “ 나도 그대가 그대의 도반들과 같은 이치를 보는 안목이 있음을
            알고 있다.”
               “ 6근(六根)의 문에 힘쓸 것[功用]이 없습니다.스님께서도 그렇게
            만 된다면 비로소 자재할 수가 있습니다.”



               24.
               하루는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하안거는 어디서 지냈느냐?”
               “ 용천(湧泉)에 있었습니다.”
               “ 물이 오래오래 솟아나던가[湧],잠시만 솟아오르던가?”
               “ 스님은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 내가 물을 필요가 없다고?”

               “ 그렇습니다.”
               이에 스님께서 그를 때려 주었다.


               25.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려는가?”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