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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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설봉록
27.
스님께서 하루는 장생(長生)스님과 나무를 쪼개다가 말씀하셨다.
“나무를 쪼개다가 도끼가 나무의 심(心:한복판)에 닿거든 멈추어
라.”
장생스님이 말하였다.
“다 쪼개 버리겠습니다.”
“ 옛사람은 말하기를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하였는데 그대는
무엇 때문에 다 쪼개 버린다고 하느냐?”
장생스님이 도끼를 내던지며 “전합니다”라고 하자 스님께서 주장
자로 한 대 때려 주었다.
28.
하루는 스님께서 한 스님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는 “길을 열어 드
려라!달마스님이 오신다”하고는 또 “내가 너에게 물어보자.어떻게
하겠느냐?”하셨다.
그 스님이 “스님의 면상[鼻孔]을 그대로 들이받겠습니다”라고 하
자 스님께서는 그만두셨다.
29.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모르겠거든 한번 가섭문(迦葉門)으로 들어가 보라.”
이때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가섭문입니까?”
“ 실오라기 하나도 보지 않아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