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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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33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당장 법좌에서 내려와 그 스님의 가슴을
            움켜잡고 “빨리 말해라,빨리 말해!”하고 소리치셨다.그 스님이 대
            답이 없자 스님께서는 그를 탁 놔주며 말씀하시기를,“이제 한 말은
            너의 말이 아니지?”하자 그 스님이 “제 말입니다”하였다.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시자야!오랏줄과 몽둥이를 가져오너라!”하자 그 스
            님이 말하였다.
               “그 말은 제 말이 아니고 농막에서 절(浙)땅 스님을 한 분 만났
            는데 그 스님이 저에게 여기 와서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입니다.”
               이에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농막에 가서 5백 명의 선지식을 모셔 오너라!”

               다음날 운문스님이 산에 오르자 스님께서 보자마자 말씀하셨다.
               “무슨 인연으로 그러한 경지를 얻었는가?”
               운문스님은 고개를 숙였고,이 일로 기연이 맞았다.



               34.
               한 스님이 물었다.
               “옛 개울의 차가운 샘물[古澗寒泉]은 어떻습니까?”
               “ 눈을 부릅뜨고 보아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 입으로 들이마시지 않는다.”
               그 스님이 조주스님을 찾아가 이 일을 말씀드리니 조주스님이 말
            씀하셨다.

               “콧구멍으로 들이마셔도 안 된다.”
               이에 그 스님이 조주스님께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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