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129
설봉록 下 129
“경산(徑山)스님께 인사드리러 갑니다.”
“ 경산스님이 이곳 불법은 어떻더냐고 묻는다면 그대는 무어라고
대답하겠느냐?”
“ 묻는 대로 대답하겠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를 때려 주었다.그 후 얼마 있다가 이 문제를 가지
고 도부(道怤)스님에게 물으셨다.
“그대가 한번 말해 보아라.이 스님의 잘못은 어디에 있었는가?”
“ 경산스님에게 물었다가 되게 혼만 났습니다.”
“ 경산스님은 원래 절(浙)땅에 있는데 그대는 무슨 인연으로 그에
게 물었으며 어째서 되게 혼만 났느냐?”
“ 옛말을 듣지 못하셨습니까?먼 곳에서 묻고 가까운 곳에서 대답
한다 하지 않습니까?”
스님께서는 “그렇지,그래!”라고 하셨다.
26.
하루는 현사스님이 모시고 섰는데 스님께서 화로를 가리키며 말
씀하셨다.
“3세 모든 부처님이 이 안에서 큰 법륜을 굴리고 있다.”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요즘 나라 법이 조금 엄해졌습니다.”
“ 어떻게 엄해졌느냐?”
“ 길 가는 사람 보따리를 빼앗아 저자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
니다.”
스님께서는 그만두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