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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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35


            고 하지 않더냐?”
               그 스님이 돌아가서 현사스님에게 전했더니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주지 노스님이 지나쳐 버린 줄도 모르는구나!”
               이에 그 스님이 “스님은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니

            현사스님은 “초봄에는 아직도 날씨가 춥다”라고 하였다.


               37.
               경청(鏡淸)스님이 처음 스님을 찾아뵈었을 때 스님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어디 사람이냐?”
               “ 감히 온주(溫州)사람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일숙각(一宿覺:永嘉玄覺禪師의 別名)의 고향사람이 아
            니냐.”
               “ 말씀해 보십시오.일숙각은 어디 사람입니까?”

               “ 너에게 몽둥이 20대를 때려야겠다.”


               38.

               하루는 스님께서 옛 스님들의 인연을 보다가 “빛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렸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무슨 물건인가[光境俱忘 復是何物]?”
            라는 대목에 이르러 경청스님에게 물으셨다.
               “이 말에서는 어디에 착안해야 되겠느냐?”
               “ 스님께서 저의 허물을 용서하신다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 그대의 허물을 용서하겠다.어떻게 말하겠는가?”
               “ 저도 스님의 허물을 용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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