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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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설봉록


               39.
               삼성 혜연(三聖慧然)스님이 물었다.

               “그물을 뚫고 나온 금비늘 잉어는 무엇을 먹고 삽니까?”
               “ 그대가 그물을 뚫고 나온다면 그때 가서 말해 주겠다.”
               “ 1천5백 명을 거느리는 선지식께서 말귀도 못 알아들으십니까?”
               “ 내가 주지살이하는 일이 번거로워서 그렇다.”


               40.

               스님께서는 어떤 스님이든 찾아오기만 하면 나무공 세 개를 굴려
            서 그들에게 법을 보이셨다.



               41.
               암두스님이 악주(鄂州)나루터에서 배로 사람들에게 강을 건네주
            고 있을 때였다.설봉산으로 가는 한 스님을 만나 그에게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나는 요사이 서푼[三文]으로 거무튀튀한 노파 하나를 사서 날마
            다 새우도 잡고 조개도 주우며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 말을 들은 스님께서는 곧 선상에서 내려와서 “이 가난뱅이야,
            이 가난뱅이야!말해 보아라!나는 거의 못 살 지경이다”라고 하셨다.


               42.

               왕대왕(王大王)이 신안국사(神晏國師)에게 고산사(鼓山寺)의 주지
            를 맡아 달라고 청하였다.이때 온갖 놀이가 벌어져 그들은 늦게야
            산에서 나오게 되었다.스님께서는 부상좌(孚上座)와 신안국사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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