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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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39


               46.
               한 스님이 물었다.

               “성문(聲聞)의 견성(見性)은 마치 밤에 달을 보는 것과 같고 보살
            의 견성은 마치 한낮에 해를 보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스님의 견성
            은 어떻습니까?”
               스님께서는 그를 몽둥이로 세 차례 때려 주었다.
               그 스님이 다시 같은 질문을 암두스님께 하였더니 암두스님도 몽
            둥이 석 대를 때려 주었다.



               47.
               한 스님에게 물었다.

               “요즈음 어디서 왔는가?”
               “ 복선(覆船)스님의 회하에서 왔습니다.”
               “ 생사의 바다를 아직 건너지 못했는데 어찌하여 배를 뒤엎어[覆
            船]버렸느냐?”
               그 스님이 대답을 못 하고 마침내 복선스님의 회하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전하니 복선스님이 말하였다.
               “어째서 그에게 나에게는 생사가 없다고 말해 주지 않았느냐?”
               그 스님이 다시 찾아와 복선스님이 시킨 대로 말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너의 말이 아니다.”
               “ 복선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나에게 몽둥이 20대가 있는데 그것을 복선스님에게 보내서 때려
            주고 나도 스스로 20대의 몽둥이맛을 보겠으니 이는 네가 끼여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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