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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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니다.”


               48.

               하루는 스님께서 부중(府中)으로 내려가자 현사스님이 나와 맞이
            하면서 말하였다.
               “쉽게 오실 수 없는 길인데 이렇게 오셔서 기쁩니다.”
               “ 그대 말이 맞다.”
               “ 예,예.”

               “ 그대에게도 역시 어려운 길이 아니었느냐.”
               “ 본시 이곳은 대대로 조상들이 살던 터전이니 제가 유능해서 이
            곳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그런 줄을 나는 알 수 있지만 그대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해야 된다.”

               “ 예,예,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합니다.”
               “ 그대는 혜릉스님[稜道者]이 영운(靈雲)스님에게 물어본 말을 아
            느냐?”
               “ 모릅니다.그에게 무어라고 물었습니까?”
               “ 혜릉스님이 묻기를 ‘무엇이 불법의 큰 뜻인가?’라고 하자 영운스

            님이 대답하기를 ‘노새가 할 일도 다 못 했는데 말이 할 일이 닥쳐
            왔다’라고 하였다.”
               “ 혜릉스님은 그것을 알았습니까?”
               “ 그는 알지 못했다.”

               “ 스님께서 그에게 말해 주지 그러셨습니까?”
               “ 나는 그에게 ‘바로 그 자리’라고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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