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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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설봉록
살고 있었다.그때 한 스님이 그에게 묻기를,“무엇이 조사가 서쪽에
서 오신 뜻입니까?”라고 하자 “개울이 깊으니 국자자루가 길다”라고
하였다.
그 스님이 돌아와서 스님께 그대로 이야기하였더니 스님께서는
“그거 기괴한 일이구나!”하셨다.하루는 시자를 데리고 그를 찾아갔
는데 머리 깎는 칼을 가지고 갔다.스님께서 그를 만나자마자 “말할
수 있으면 너의 머리를 깎지 않겠다”라고 하셨다.
암주가 얼른 물을 가지고 와서 머리를 씻으니 스님께서 곧 그의
머리를 깎아 주었다.
61.
하루는 스님께서 부상좌에게 물으셨다.
“임제(臨濟)스님은 3구(三句)법문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실인
가?”
“ 그렇습니다.”
“ 어떤 것이 첫 번째 구절[第一句]인가?”
부상좌가 눈을 들어 스님을 자세히 바라보니 스님께서 말씀하셨
다.
“그것은 아직도 두 번째 구절[第二句]에 지나지 않는다.어떤 것
이 첫 번째 구절인가?”
부상좌가 두 손을 마주잡고[叉手]뒤로 물러서자 스님께서는 “음,
음[吽吽]”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