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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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무어라고 말하겠느냐?”하고 묻자 초경스님이 “있으면서
동시에 없다고 하겠습니다”하니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스님과 초경스님은 모두 앞만 알았지 뒤는 알지
못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그대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 불법이 언제 있었던 적이 있습니까?어떻게 해서 있다 없다를
말할 수 있는지 한번 말해 보십시오.아니면 없는 것입니까?”
그리고는 현사스님이 다시 초경스님에게 물었다.
“있다 없다는 말[有無句]을 어떻게 말하겠소?”
“ 이것일 뿐인데 어떻게 있다 없다를 말합니까?”
“ 그렇다면 초경스님은 또 어떻게 해서 있다 없다 말하고 있소?”
“ 스님은 이게 무슨 심보요?”
“ 그런 도리가 아니오.”
그러자 스님께서 현사스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있다 없다를 말하겠느냐?”
“ 지금 이 자리는 있습니까,없습니까?”
“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 이는 바깥에 있는 물건[外物]이 아닙니다.”
64.
한 스님이 찾아와 인사를 드리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왔는가?”
“ 남전장(藍田庄)에서 왔습니다.”
“ 왜 풀 속에 들어가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