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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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설봉록


               온 천하에 길이 보이는데
               만리에 길을 잃었나
               묻노니 그대 세상 사람들이여
               언제나 성불하겠나.

               滿天下見路 萬里迷也沒
               問汝世間人 何時得成佛


               벽돌을 갈아 봐도 거울 되지 않으나
               저 허공에는 결국 달이 있으니
               얼른 자기 손에 넣어서

               다생의 누를 받지 말지어다.
               磨礴不成鏡 虛空終有月
               火急自提取 莫受多生屑



               높이 던져도 하늘에 닿지 않는데
               밑에 버린다 해서 땅에 붙으랴
               저무는 해 산 너머 숨어 버리면
               고개 돌려 다시 한 번 코가 있는지 찾아본다.
               高抛不至天 低擲豈著地
               日輪隱山去 回頭更覓鼻



               내 지금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그대는 문자를 생각하지 말아라
               겸하여 나무꾼에게 권고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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