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237

부 록 237


               12.용면방(龍眠方)


               산세는 구불구불 반 경사져서
               잠든 용과 흡사한데 안개가 길을 막았네

               솔 밑에 마른 뿌리는 늙은 뼈에 서린 듯하고
               대밭가의 새 죽순은 신령한 이빨 튀어나온 듯하네.


               해 저물면 옛 절에 돌아와 참된 법문을 듣고
               새벽엔 동쪽 숲에서 붉은 노을 마시는데
               창해에 밤 깊어 밝은 달 뜰 때면

               턱의 여의주 한 알은 찬란한 빛을 뿌리네.
               蜿蜓山勢半欹斜 髣髴龍眠霧氣遮
               松底枯根蟠老骨 竹邊新笋迸靈牙
               暮歸古寺聞眞法 晨向東林咀絳霞

               滄海夜深明月上 頷珠一顆散光華



               13.문수대(文殊臺)



               육출봉(六出峰)마루턱에 쌓인 푸르름
               황홀한 문수대는 꽃으로 된 누각 같구나
               유마거사는 병든 몸을 보이며 침상에 누워 있고
               용녀는 여의주 바치려 바다 위로 나왔네.


               사자좌에는 따뜻한 향기 서린 안개 감돌고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   241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