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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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243


               21.잠월지(蘸月池)


               누가 이 못을 팠는가,반듯한 거울 같구나
               맑은 물결 잔잔하고 달빛은 차가운데

               바쁘게 아지랑이 공중에서 뒤엉키고
               찬란한 둥근 달은 물위에서 볼 수 있네.


               계수나무 씻겨서 맑은 향기 짙게 뜨고
               여윈 솔은 그림자 내려 뚜렷하게 비치네
               노승이 오간(吳干:名工)의 강한 도끼로 잘라내지 않았으니

               그루터기 남아 있어 비스듬히 누워 물속에 서렸구나.
               誰鑿方塘一鑒寬 澄波湛湛月華寒
               紛紜野馬空中絞 燐爛氷輪水上看
               桂洗淸香浮馥馥 松垂瘦影照欒欒

               老僧不斫吳剛斧 留個根株偃蹇蟠



               22.망주정(望州亭)



               천산만학이 정자를 에워싸고 흐르는데
               바라보노니 조주 노스님 그 어느 고을에 계셨는가
               마음은 소리 없이 텅 빈 저 하늘 다한 곳으로 달려가고
               눈길은 파란 물 다한 곳에서 아득히 끊어지네.


               비에 씻긴 금오봉을 읊조림 속에 가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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