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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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89


               스님께서는 여기서 그만두었다.


               하루는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제1구(第一句)입니까?”

               스님께서는 한참을 묵묵히 앉아 계셨다.그 스님이 물러가서 장생
            교연(長生皎然)스님에게 이야기를 하니 장생스님이 말하기를 “그래도
            그것은 제2구(第二句)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스님께서 그 스님을 시켜 장생스님에게 “무엇이 제1구인가”
            라고 묻게 하였더니 장생스님이 말하였다.
               “아이고!아이고!”



               하루는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어디서 왔는가?”
               “ 강서(江西)에서 왔습니다.”

               “ 여기서 강서까지는 얼마나 되는가?”
               “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불자를 세우며 “이만큼 떨어져 있는가?”하니 그 스님
            이 “만약 그만큼 떨어졌다고 하면 먼 거리가 되고 맙니다”하였다.
               이에 스님께서 후려쳤다.



               하루는 스님께서 장생스님에게 물으셨다.
               “늘 경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여래를 짊어질 수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장생스님은 곧 스님을 번쩍 들어 선상 위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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