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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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31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본래 남[生]이 없음을 체득함입니까?”
               “ 그대는 이름이 무언가?”

               “ 어떻게 해야 옳겠습니까?”
               “ 어떻게 해야 옳지 않겠느냐?”



               스님께서 불자를 들고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이것을 무어라고 부르겠는가?”
               “ 불자라고 부르겠습니다.”

               “ 그런 도리는 아니다.”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그래도 이쪽저쪽을 털 뿐입니다.”

               다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어디 사람이더냐?”
               “ 서천(西川)사람입니다.”

               “ 온갖 고을에서 만리 길을 찾아와 무엇 때문에 선공부를 하지
            않느냐.”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존체 만복하소서.”



               2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큰 도는 텅 비어 항상 스스로 누리는 경계[自受用]가운데 숨
            고 항상 자수용 가운데 나타난다.실낱만큼도 있지 않고 실낱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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