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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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현사록
“어떻게 체득해 알아야 합니까?”
“ 체득해 알 필요 없다.”
“ 방편으로 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 그대는 조금 전에 무얼 물었는가?”
2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도는 넓고 텅 비어 정해진 길이 없으니 문 없음이
해탈의 문이며,마음[意]없음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된다.3세
에 있지 않으므로 떴다 가라앉았다 할 수 없으니 무엇인가를 세워
진실에 어긋나도 그것은 인위에 속하지 않는다.
움직임은 생사를 일으키는 근본이며,고요함은 혼침에 빠지는
고향이다.움직임과 고요함이 모두 끊기면 아무것도 없는 데에 떨
어지고,움직임과 고요함을 둘 다 받아들이면 불성을 더럽힌다.그
러므로 반드시 바깥 경계를 마주함에는 마른나무,꺼진 재처럼 하
고 상황을 맞닥뜨리면 그에 맞게 응용해야 한다.이는 마치 거울
이 모든 형상을 비추되 빛을 어지럽히지 않고,새가 공중에 날되
하늘을 흩트리지 않는 것과 같다.그러므로 시방에는 그림자의 형
상이 없고 3계에는 다니는 종적이 끊겨 오가는 기틀에 떨어지지
않고 중간이라는 생각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종 속에는 북소리가 없고 북 속에는 종소리가 없어 종과 북은
서로 만나지 않고 소리마다 전후가 없다.마치 힘센 장사가 팔을
펴는데 남의 힘을 빌리지 않는 것과 같다.사자가 거닒에 어찌 동
행을 구하겠는가.하늘을 가리움이 없는데 어디에 뚫고 통함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