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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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현사록


            도 없지 않으며 예나 지금에나 응한다.완전히 나기도 하고 완전
            히 나지 않기도 하며 완전히 멸하기도 하고 완전히 멸하지 않기도
            한다.어떻게 이해하겠느냐.보느냐.스스로 남[生]이기도 하고 스

            스로 나지 않음이기도 하며,스스로 멸(滅)이기도 하고 스스로 멸
            아니기도 하다.
               없는 데서 어떤 이론을 지어내겠으며 어떻게 알아듣겠느냐.이

            렇게 보고 알며 설명하고 말한다면 그러할 뿐이니,얻음 없이 얻
            으며 가지 않고 간다.응당 이렇게 해야만 하리라.”
               그리고는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말이 오고 말이 가면서 백호광을 누르니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여여한 그대로여라
                 펴고 말아들이는 큰 작용 모두 자재하니
                 티끌마다 국토마다 향기로움 나타나도다.
                 言來言去鎭毫光 現前施說只如常
                 大用卷舒皆自在 塵塵刹刹顯芬芳


               23.

               경두타(勁頭陀:惟勁)가 물었다.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나의 이 한 뙈기 땅은 일체 중생
            모두가 이 은혜를 받는다’라고 하셨는데 설봉스님의 의도가 무엇
            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그대에게 말해 주었다.한 뙈기 땅과 똑같은 것이라고.다
            른 사람에게 팔면서 계약서를 만들고 동서 사방으로 서로 관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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