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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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37


            앉았다 함이 있으랴.깨달았다 하면 자유자재하면서 본래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여기에 이르면 범부․성인도 설 곳이 없으니 말속에서 생각을

            지어내면 학인을 물에 빠뜨리는 것이며,밖으로 치달려 구하면 다
            시 마군의 경계에 떨어진다.
               여여한 향상(向上)의 경계는 어디에도 둘 수 없으니 흡사 불꽃

            이 타오르는 화로에 모기를 둘 수 없는 것과도 같다.이 이치는 본
            래 평탄한데 어찌 깎아 없앰이 필요하겠는가.눈썹을 움직이며 날
            림이 진실한 해탈의 도이니 억지로 헤아리고 만들어서 진(眞)에 어

            긋나서는 안 된다.
               여기에 도달한다면 가는 털끝도 받아들이지 않으며 마음[意]을
            두었다 하면 어긋나니 천 분 성인이 나온다 해도 한 글자도 어찌

            해 보지 못한다.오래 서 있었으니 몸조심하라.”


               25.

               스님께서 상당하니 대중이 모여 자리하자 주장자로 몽땅 쫓아
            버리셨다.그리고는 시자에게 말씀하시기를,“나는 오늘 알음알이
            [解]를 하나 지어냈으니 쏜살같이 지옥에 빠질 것이다”하니 시자

            가 말하였다.
               “기쁘게도 스님께서는 다시 사람몸을 받으시겠습니다.”



               26.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모든 삼라만상이 거울 속에서 나타난

            다”하시고는 주장자를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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