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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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현사록
“그대는 그대로 따라하는 사람이 아니로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일체법이 빈 모습[空相]입니까?”
“ 향로다.”
“ 마지막 한마디를 스님께선 말씀해 주십시오.”
“ 앞이고 뒤이다.”
그리고는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마지막 한마디 가장 분명하여
묘한 이치 논하여 무생인(無生忍)을 깨쳤네
시방삼세를 한번에 설명하여
자유롭게 노니니 실로 마음 후련하네.
末後一句最分明 談玄話理證無生
十方三世一時說 任運逍遙實暢情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 태위가 불법을 존중하여 오래 서 있은 데 대하여 감사드
립니다.그런데 과거․미래․현재가 모두 이러하였습니다.
태위대(台)의 깃발이 멀리 환영 나오고,모든 대사들까지 오랜
시간을 서 있었던 점을 깊이 부끄럽게 생각하며 산승은 게송을 지
어 말하겠습니다.”
초경사 법당에 오늘 오르니
대지와 허공엔 가는 티끌도 끊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