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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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181
“어디서 왔는가?”
“ 위산에서 왔습니다.”
“ 위산스님은 어떤 법문을 하시던가?”
“ 제가 언젠가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하고
물었더니 스님께선 말없이 앉아 계셨습니다.”
“ 그대는 그를 긍정하는가?”
“ 저는 그를 긍정하지 않습니다.”
“ 위산은 옛 부처님[古佛]이다.그대는 속히 가서 참회하거라.”
그 스님이 스님(현사)의 처소에 이르러 전에 했던 대화를 거론
하자,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설봉 늙은이가 옛사람의 일을 그냥 지나쳐 버렸구나.”
“ 스님의 높은 뜻은 어떻습니까?”
“ 형편없는 위산이 이 스님의 질문을 받고는 곧장 산산조각이
났구나.”
왕태위(王太尉)가 사람을 시켜 스님께 편지를 보내 왔다.그 편
지에는 “제가 한 곳에 절을 지었습니다.스님 회하에 사람들을 지
도할 만한 상좌가 있거든 한 사람 세상에 내보내 주시기를 바랍니
다”라고 하였다.
스님께서는 상당하여 앞의 일을 거론하면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여러분에게 묻겠다.홀연히 몹시 술 취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지도하겠는가?”
스님께서 조법사(肇法師)의 게송을 들려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