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P. 185

현사록 下 185


               “형편없는 부대사가 밝고 신령한[昭昭靈靈]줄만을 알았을 뿐이
            군.”



               한 스님이 문 밖에서 일을 하다가 뱀 한 마리를 보았다.스님께
            서 가서 보더니 주장자를 잡고 머리를 두들기면서 “뱀 잡아먹는
            귀신아,뱀 잡아먹는 귀신아!”하였다.



               스님께서 장경(長慶)스님의 투기송(投機頌)을 들려주셨다.



                 영판 빗나갔구나,영판 빗나갔어
                 주렴을 걷고 천하를 보다가
                 어떤 사람이 나에게 어떤 종지를 아느냐 묻는다면
                 불자를 들어 입을 후려치리라.
                 也大差也大差 捲起簾來見天下
                 若人問我解何宗 拈起拂來驀口打


               그리고는 “나라면 이렇게 말하지 않겠다”하고 말씀하셨다.



                 영판 빗나갔군,영판 빗나가
                 주렴을 걷고 천하를 보다가

                아침마다 다시 같이 일어난다
                앉으나 서나 항상 같이 다니고
                말하거나 안 하거나 같이 행동한다.
                털끝만큼도 떨어지지 않아서
                몸과 그림자가 서로 따르는 것 같다.
                부처님 가신 곳을 알고자 하는가
                이 말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