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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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현사록
“저는 눈감고 자지만 스님께선 어떻습니까?”
“ 어떻게 이처럼 아프고 가려운 것도 모르는가.”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애석하다,스님네들이여.천리 만리를 행각한다 말하나 여기에
이르러선 자면서 하는 잠꼬대마저 소화해 내자 못하는구나.당장
꺾어 버려야 하리라.”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지도해 주십시오.”
“ 나는 그대를 다 지도해 주었다.알았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종승(宗乘)을 어떤 이론으로 설명하시겠습
니까?”
“ 들을 사람이 없다.”
한 스님이 물었다.
“제게 절실하고도 가까운 것을 스님께서는 한 말씀 해주십시
오.”
“ 알면 됐다.”
“ 스님께선 당장 말씀해 주십시오.”
“ 귀머거리가 되어 무얼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