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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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을 설명하고 저쪽을 설명하며,세간법이 있다 하거나 어떤 것은
            세간법이 아니라 해도 안 된다.스님네들이여,허공도 오히려 미혹
            한 망상으로 허깨비같이 생겨난 것이다.

               지금 크게 긍정하기만 한다면 어느 곳에 이러한 명칭과 설명이
            있겠는가.허공도 기미가 없는데,어느 곳에 3계(三界)에 가는 업의
            순서가 있겠는가.부모의 인연으로 태어나서 말뚝[樁]처럼 앞뒤에

            섰다.이런 것들이 지금 없다고 해도 거짓말인데 하물며 있다 한
            다면 어찌되겠는가.알았느냐.
               그대들은 많은 세월을 행각하면서 모두들 깨달은 일이 있다고

            말들 한다.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묻겠다.높은 산 바위 언덕,사
            람의 자취가 아득히 끊긴 곳에도 불법이 있겠는가?재량하여 분별
            할 수 있느냐.재량하여 분별하지 못한다면 끝내 가망 없으리라.

               나는 평소에 말하기를,‘죽은 중의 면전이 바로 눈에 부딪치는
            대로 보리며,만리를 뻗치는 신비한 빛이 정수리의 뒷모습이라’고
            하였다.여기에 도달한 사람이라면 5음18계(五陰十八界)를 벗어나

            고 그대의 해골바가지 앞의 생각을 벗어났다 해도 무방하다.이렇
            지 못한 자라면 누가 그를 위해 증거를 보여주겠느냐.
               여러분들이여,내 그대들에게 말하노니,시방세계가 다 몰려온
            다 해도 바로 진실한 사람이 그대 자신일 뿐이다.어느 곳에 다시

            망상의 가리움을 풀어 줄 만한 법이 있겠는가.
               알았느냐,믿느냐.이해해서 알아차렸느냐.매우 노력해야만 하

            리라.몸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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