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P. 27

현사록 上 27


               한 스님이 물었다.
               “이미 불법이라면 무엇 때문에 도리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고 합니까?”

               “ 그대는 산 사람이다.”
               “ 무엇이 사람을 살리는 불법입니까?”
               “ 그대는 죽은 사람이다.”



               13.

               스님께서 설봉스님께 올라가 뵙고 인사를 드리자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래로 내려가 여러 사람들이 어떤지를 살펴보게.”
               스님께서 원주(院主)의 방에 이르러 문에 들어서면서 좌복을 집

            어들고 원주에게 물었더니 원주가 말하였다.
               “이 무슨 짓이오?”

               “ 불법은 그런 도리가 아니다.”
               다시 목욕탕에 이르러 태원 부(太原孚)상좌가 물을 붓고 있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스님,인사나 합시다.”

               “ 이미 인사는 끝났습니다.”
               “ 어느 해에?”

               부상좌는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
               스님께서는 올라가 “부상좌를 간파해 버렸습니다”라고 하자 설
            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간파했는가?”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