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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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현사록


               스님께서 앞서의 대화를 말씀드리자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말이잖아.”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늙은이는 발꿈치가 땅에 닿지도 않았구나…….”


               14.

               설봉스님이 스님과 함께 산구경을 하다가 설봉스님께서 말씀하
            셨다.

               “이 한 조각 땅으로 장생지(長生地)를 만들고 싶구나.”
               “ 이 한 조각 땅을 보니 무봉탑(無縫塔)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설봉스님이 측량하는 시늉을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옳기는 합니다만 저라면 그렇게 하질 않겠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 탑을 조성하겠습니다.”

               “ 좋다,좋아.”
               “ 스님 마음에 들었군요.”


               15.

               천주(泉州)의 왕태위(王太尉:王延彬)가 능도자를 초경사(招慶
            寺)에 주지로 청하였다(906년).설봉스님은 사람을 시켜 스님의 처

            소에 편지를 보내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서 왔는가?”
               “ 설봉에서 왔습니다.”

               “ 불법은 그런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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