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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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태고록
중의 마음 간절하거니
성군(聖君)은 천년 만년 오래 사시어
서른여섯 나라의 길[途轍]을 함께하시오이다.
무설(無說)
연서당(演西堂)이 무설(無說)이라는 두 자로 자호를 짓고 삼가
어필(御筆)을 받아든 뒤에 찬(讚)을 구하다.
점(點)과 획(畵)은 별처럼 이어졌고
용과 뱀은 굽이치기를 다투는데
또 하늘의 이슬이
구슬을 내려 가을달을 적신다
그것을 가져다 옥쟁반에 담고
언제고 보배로이 감상한다.
선사(禪師)의 도는 짝할 이 없고
글재주는 신기하리만치 뛰어나며
명예는 천하에 가득 차고
말과 행실은 한결같아서
선비도 스님네도 깊은 풍모를 사모하여
세상 인연은 다 없어졌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