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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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下 133
그저 잠자코 오는 학인을 대하며
편안히 스스로 즐거워하나니
더구나 자상한 그 마음을
무어라 다 말할 수 없어라.
신재(愼齋)
삼간다는 뜻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그것은 반드시 조심
스럽고 독실한 군자의 말과 행실에서 온 것이리라.말을 삼가면
말이 천하에 가득해도 허물이 적을 것이요,행실을 삼가면 행실
이 천하에 가득해도 후회가 적을 것이다.그러므로 군자가 말과
행실을 삼가면 어찌 허물이 적고 후회가 적을 뿐이겠는가.한마
디 말과 한 가지 행실은 모두 천하와 국가에 만년토록 큰 벼리
와 큰 법이 될 것이다.
지금 안상공(安相公)이 그 호를 신재(愼齋)라 하고 한마디 부
탁하기에 나는 부득이 글[詞]을 짓는다.
천하와 국가의 예나 이제나
행세하는 보배는 이것이 제일이니
땅은 끊임없이 복을 보내고
하늘은 빈틈없이 은혜를 내린다
상서로운 기린은 날마다 문 앞에 나타나고
의젓한 봉황은 때때로 모여 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