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P. 134
134 태고록
꽃다운 풀에는 봄비 내리고
붉은 단풍에는 가을서리 친다
마음을 비워 사물의 변화를 관찰하면
아무 일 없는 그저 평범함뿐이리.
이암(理菴)
이치란 천하 국가의 큰 벼리이다.성인은 그것으로 세상 사람
을 편하게 하고 사람도 그 덕의 교화를 받아 모두 본연의 선(善)
으로 돌아간다.그것은 이른바 순박한 바람이 천하에 두루 불면
눕지 않는 풀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지신사 상국 흥방(知申事相國興邦)이 호를 구하기에 이암
(理菴)이라 짓고,이어서 게송으로 그 뜻을 밝히니,상국은 살펴
보고 혹 생각이 있으면 금어(金魚)*를 차고 오시오.
)
26
지식으로도 헤아릴 수 없고
지혜로도 알 수 없으니
천지를 모두 휩싸고
고금을 꿰어 뚫었다
원래 그러하여 하늘보다 먼저 되었고
사방에는 문이 없다
무너진 언덕,끊긴 시냇물에 석양이 붉었는데
*금어(金魚):옛날 중국에서 황금으로 물고기 모양의 주머니를 만들어 벼슬
있는 사람에게 차게 했다.금어대(金魚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