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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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태고록
만 리의 외로운 배에 한 조각 달이 뜨고
몇 가닥 긴 젓대소리에 흰 갈매기 나는데
삼황오제는 지금 어디 있는가
천고의 흥망을 그저 스스로 알 뿐이다
빨리 황하(黃河)가 맑을 날을 기다려
풍운 속에서 태평세상을 만나리라.
벽운(碧雲)
동재 양공(東齋楊公)의 호는 벽운(碧雲)이요,자는 자연(自然)이
다.지금 왕명을 받들어 그 자와 호에 대한 말을 구하러 특별히
성륜산(聖輪山)으로 나를 찾아왔는데,청하는 마음이 매우 간절
하기에 나는 부득이 붓을 든다.
세상에 누가 푸른 구름처럼 한가한가
언제나 맑은 허공과 함께 찬 달을 마주한다
사해(四海)를 내 집으로 삼아도 아무 일 없고
한평생의 가고 머무르는 것이 아무 이유 없네.
만 리의 넓은 들과
곳곳의 푸른 산을
자재로이 소요하다가
혹은 샘물과 돌 사이로 중의 집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