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태고록
반운(伴雲)
위에도 밑에도 잘 어울리매
펴고 말아들이며 나가고 숨음이 한가하고 맑아라
크게 펴면 끝이 없고 작기로는 틈이 없나니
청산은 첩첩하고 평야는 만 리에 뻗쳤네.
화원(化元)
물물마다 그대로가 참이라 본래 아무것도 없어
근원에 돌아오면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
마하반야의 존귀하신 법왕(法王)이
바로 지금의 화신불(化身佛)이다.
요암(了菴)
경계는 없어지고 사람도 없으며 새도 드문데
지는 꽃은 조용히 푸른 이끼에 떨어진다
노승은 일이 없어 소나무 달을 바라보다가
때로 오가는 흰구름 보고 한 번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