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P. 148

148 태고록


                 즉공(卽空)



               허(虛)이면서 신령하고 공(空)이면서 묘하니
               지각없는 밝은 깨달음 도리어 환하도다
               비록 모든 법에 상대를 끊었으나

               상황에 따라 한량없는 삼매 바다를 나타낸다.





                 단암(斷庵)


               청산에 길이 막혀 세상 인연 끊었더니

               부처도 조사도 문 앞에 오지 않네
               꽃을 문 온갖 새도 오가지 않고

               임금을 축수하는 향불만 타오르네.





                 무외(無畏)



               겁화(劫火)로도 태우지 못하고
               큰 바람[毘藍風]*으로도 움직이기 어려워라
                              31)
               우뚝이 앉아 일이 없어 푸른 산을 마주하니

               사해(四海)에 높은 눈,천마도 예배한다.


            *비람풍(毘藍風):매우 빨라 지나는 곳마다 모두 파괴되고 흩어지게 되는 폭
              풍.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