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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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下 145
소암(紹巖)
온몸이 바로 쇠로 된 심간(心肝)으로
언제나 달 곁에 찬 외로운 솔을 짝한다
돋아나는 영지(靈芝)에 봄비는 내리는데
온갖 꽃다발 속의 구름 끝에 기대 있다.
현암(顯巖)
바로 이것,모양과 바탕이 고요하고 편안하여
오래 잠자코 있는 그 마음을 꿰뚫어보기 어렵구나
겁화가 왕성히 일어 털끝마저 다 태워도
완연히 예와 같이 흰구름 속에 있으리.
무려(無厲)
사자의 외침 같은 두려움 없애 주는 말씀에
천마(天魔)도 합장하고 모두 다 항복하네
방망이 끝과 호통소리로 봄바람을 날리나니
붉은 꽃,흰 꽃이 피어 좋은 때임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