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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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下 149
은계(隱溪)
영천(穎川)*물에 귀를 씻지 말고
32)
수양산(首陽山)고사리를 먹지 말아라
세상의 시비에 전연 관계하지 않고
날마다 맑은 물로 밝은 달을 씻으리라.
석암(石菴)
큰 바람[毘藍風]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겁화가 일어나도 더욱 든든하나니
무위(無爲)의 참사람이 무주(無住)에 머무르매
흰구름만 부질없이 그 문 앞을 찾는다.
은봉(隱峯)
백억의 수미산이 그 안에 있나니
둘러싼 흰구름은 몇천 겹인가
저녁 볕 아득한 그 어느 밖에
우뚝이 높이 서서 옛 바람을 날리는가.
*영천(穎川):소부(巢父)․허유(許由)가 귀를 씻었다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