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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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태고록


                 하주(何住)



               두 쪽에 모두 머무르지 않거니
               중도인들 어찌 편안해하랴
               물마다 산마다 자유로이 노닐면서

               물결 위의 한가한 흰 갈매기를 웃는다.





                 남곡(南谷)


               아이가 찾아왔던 지 천 년 뒤

               적막하고 텅 비어 맑기만 한데
               늙은 중은 일이 없어 구름 속에 누웠나니

               한낮의 푸른 산만이 암자를 마주하네.





                 무지(無智)



               항상 혼자 앉으면 멍청한 이 같더니
               찬 바위 마른나무가 청춘을 맞이하듯 하네
               홍진(紅塵)의 길에서 치달리기를 그만두고

               한결같이 구름산에 이 몸을 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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