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7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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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217


               “조그만 빛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진실이라 생각하는 이는,빛
            속에 떨어져 살림을 꾸려 가는 이들이오.그러므로 옛날 조사들은

            이런 사람의 병을 보고 어찌할 수 없어 멀쩡한 데다 관문을 만들
            어 놓고 ‘결박’이라 한 것이오.그러나 진실로 투철한 사람에게는
            그것은 다 쓸데없는 물건이오.그런데 그대는 어떻게 사람 없는

            경계에서 혼자서 그처럼 분명하게 갈림길을 가려내었소?”
               스님이 말하였다.
               “부처님과 조사님이 가르치신 방편이 구비해 있었기 때문입니

            다.”
               “ 진실로 그렇소.일찍이 깨닫겠다는 마음[正因]을 심지 않았던
            들 삿된 그물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오.노승은 비록 이 깊은 산

            에 있지마는 조사의 문을 열어 놓고 그 아손(兒孫)을 기다린 지
            오래였소.”

               “ 선지식이란 여러 겁을 지나도 만나기 어렵습니다.결코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는 모르는 사이에 큰절을 하니 석옥화상이 말하였다.

               “노승은 그대와 함께 이 고요함을 즐기고 싶소마는 다음날 갈
            길이 막힐까 염려되오.그러나 법은 만나기 어려운 것이니 반 달

            만 머무르면서 이야기하다가 돌아가시오.”
               그러나 그 법담을 다 상고할 수는 없고,새겨 상고할 만한 것
            은 모두 기록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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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이 돌아오려 할 때에 석옥화상은 다시 물었다.


            *이 문장이 다른 본에는 없다.주(註)로 처리될 내용이 본문으로 들어온 듯하
              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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