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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215


                 솜씨를 전혀 드러내지 않네.


                 드러내지 않으나 해같이 밝고
                 숨기지 않으나 옻칠같이 검은데
                 내가 오자 마침 서쪽으로 돌아갔나니
                 남은 독기가 꿀처럼 쓰구나.
                 坐斷古佛路 大開獅子吼
                 還他老南巢 手脚俱不露

                 不露也明如日 不隱也黑似漆
                 我來適西歸 餘毒苦如蜜


               두 사람은 함께 나와 인사하고 말하였다.
               “이 땅의 납자가 몇천 만 명이나 되지만 이 세 가지 관문에 이

            르러서는 모두 어찌하지 못하였는데,장로께서 비로소 우리 노화
            상(老和尙)과 서로 통하였습니다.이곳에 머무르시기를 바랍니다.”

               스님은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먼 길을 찾아온 것은 어떤 사람을 보려 한 것입니다.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두 사람은 말하였다.
               “스승[先師]께서 언젠가 ‘강호(江湖)의 눈[眼]은 오직 석옥(石屋)

            에게 있다’하였습니다.”
               그 해 7월에 스님은 옷깃을 떨치고 호주 하무산 천호암(天湖庵)
            으로 가서 석옥화상을 찾아뵈었다.노을 속에 도인의 풍채는 기운

            이 늠름하였다.스님은 위의를 갖추고 그 앞에 우뚝 섰고,석옥화
            상은 눈을 뜨고 바라보았다.스님도 눈을 뜨고 마주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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