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3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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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223
되게 한 것은 진실로 불법의 힘이었습니다.그러므로 5백의 선찰
(禪刹)을 지어 조사의 도를 넓히고 드날리매,용천이 도왔고 불조
가 보호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이 서울은 3양(三陽)의 땅인데 선(禪)은 하
나의 근본이 된다.그것이 양(陽)의 덕에 배합하면 9가 3양의 수가
되기 때문에 9조(九祖)의 도로써 도울 수 있다.9산(九山)의 참학
(參學)들이 각각 무리를 지어 규칙적으로 모여 복을 넓히는 명당
(明堂)자리에 모두 모여 큰 뜻을 널리 펴면 하늘에서 상서가 내리
고 땅에서 복이 생기리라’하였는데,뒤에 그 말처럼 번성해졌습
니다.
그러나 지금 9산의 선객들은 각각 그 문중을 등에 업고 피차의
우열을 따지며 심히 싸우다가,요즈음에는 도문(道門)으로써 더하
여 창과 방패를 쥐고 울타리를 만들어,그로 말미암아 화합을 해
치고 정도를 깨뜨립니다.아아,선(禪)이란 원래 한 문이건만 사람
들이 많은 문을 만들었으니,저 부처님의 평등하여 ‘나’가 없다는
도리와 여러 조사님네의 격식을 벗어나 맑게 드날리는 가풍과 선
왕(先王)의 법을 보호하고 나라를 편하게 하려는 뜻을 어디서 찾
겠습니까.이것이 이른바 시대의 폐단이라는 것입니다.
또 9는 노양(老陽)이요,1은 초양(初陽)이라 하는데,늙으면 쇠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또 도읍을 세울 때부터 9산으로 내
려온 지가 오래되었으니,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신양(新陽)을 만든
다면 좀 나을 것입니다.이것이 운수의 변화라는 것입니다.
정작 이때 1문으로 통합하여 저 9산을 인아(人我)의 산으로 만
들지 않는다면 산도 명예롭고 도도 있어서 모두 한 부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