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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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199
현봉(懸峰)
허공에 걸려 있어 마음대로 오가고
우뚝이 뚫고 나와 푸른 하늘에 꽂혀 있네
동서남북 아무 데도 의지할 것 없나니
뾰족한 것들 다 누르고 홀로 우뚝하여라.
회암(會菴)
갑자기 지음(知音)을 만나 입을 열고 웃나니
지금부터 여섯 창에는 기쁨 항상 새로우리
이제는 남의 우러름을 바라지 않나니
네 벽의 맑은 바람은 세상 밖의 보배일세.
죽림(竹林)
만 이랑의 대나무가 난간 앞에 닿아 있어
사시사철 맑은 바람은 거문고 소리 보내주네
차군(此君)*은 빽빽하되 하늘 뜻을 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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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뜰안을 쓸되 티끌은 그대로라네.
*차군(此君):대나무의 별칭.진(晋)의 왕휘지(王徽之)가 대나무를 차군(此君)이
라고 일컬은 데에서 유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