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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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03
영암(映菴)
모양과 빛깔이 분명한 이것을 아는가
여섯 창 외로운 달이 산과 강을 비춘다
찬 빛을 모두 쓸고 몸을 뒤집으면
위음왕불 겁 밖의 집으로 뚫고 지나가리라.
고원(古源)
조짐과 자취가 나타나기 이전의 한 가닥 물줄기여
아주 맑고 담담해서 그 자체 편안하네
앞도 없고 뒤도 없고,가[邊]도 겉도 없나니
그 복판[中]을 모르고 지낸 지 몇 해이런가.
담적(湛寂)
바닥까지 맑고 맑아 담(膽)을 뚫을 듯 차가운데
또렷하고 분명하여 자체 항상 편안하다
온갖 훌륭한 경계는 무심에서 나타나니
공부는 고요한 곳에서 보아야 함을 비로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