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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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나옹록


                 향암(響菴)



               맑은 메아리가 허공을 흔들고 시방에 떨치나니
               여섯 창에 찬 달이 당당히 드러났네
               삼라만상이 모두 그 소리에 맞춰 춤을 추니

               띠풀 사립문도 다 광명을 발하네.





                 무여(無餘)



               동서남북이 텅 비어 트였으니
               시방세계가 또 어디 남았는가

               허공이 손뼉치며 라라라 노래하매
               돌계집이 소리에 맞춰 쉬지 않고 춤을 추네.





                 고산(杲山)



               밝은 해가 허공에 올라 한 점의 흐림도 없어
               우뚝한 묏부리들이 푸른 하늘에 꽂혔네

               뜬구름이나 엷은 안개가 어찌 거기 갈 수 있겠는가
               백억의 수미산들이 그 앞에 늘어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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