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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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09
곡란(谷蘭)
만 골짝 깊고 깊은 돌바위 틈에
각기 다른 향기로운 풀들이 시냇가의 소나무를 둘러쌌다
층층이 포개진 많은 봉우리 속에
갑자기 꽃을 피워 온 누리에 통했네.
신암(信菴)
명백하고 의심 없이 친히 밟으니
여섯 창에 호젓한 달이 다시금 분명하다
지금부터는 망령되이 이리저리 달리지 않으리
조그만 이 암자는 언제나 철저히 맑은 것을.
찬암(璨菴)
반짝이는 묘한 광채 누가 값을 정하리
여섯 창에 차가운 달은 때도 없이 비추도다
찬란한 광채는 언제나 깨끗하여 항하사 세계에 두루했나니
맑은 바람에 실려 창에 날아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