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나옹록
묘봉(妙峰)
바라볼수록 멀고 우러를수록 더욱 높구나
불쑥 솟아 우뚝이 푸른 하늘에 꽂혀 있다
28조사와 6조사님네도 알지 못하거니
누가 감히 그 가운데 마음대로 노닐랴.
전암(電菴)
천지를 진동하며 번쩍번쩍 빛나거니
여섯 창은 이로부터 작용이 더 많으리
비바람에 실려 다녀도 자취가 없으니
네 벽이 텅 빈 늙은 작가(作家)로다.
장산(藏山)
은은하고 침침하여 허공에 가득한데
험준한 묏부리들은 저 멀리 아득하다
몸[形影]없는 데서 몸을 알 수 있나니
오악(五岳)과 수미산이 그 발밑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