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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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나옹록
소선자(紹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지금까지의 온갖 견해 모두 쓸어버리고
화두를 굳게 들어 빨리 힘[功]을 들여라
하루아침에 어머니 뱃속에서 갓난 면목을 알아버리면
호랑이 굴이나 마구니 궁전에서도 바른 길이 뚫리리.
해선자(海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참선을 하거든 그 근원을 알아내야 하나니
무(無)가운데서 묘한 도리를 구하지 말라
단박에 온몸을 던져 버리면
공겁 이전 소식이 눈앞에 나타나리.
현선자(玄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참선에는 무엇보다도 신심이 으뜸이니
씩씩하게 공부하되 채찍을 더하라
어느 결에 의심덩이가 가루가 되면
진흙소가 겁초(劫初)의 밭을 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