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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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나옹록


                 담선자(曇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참선할 때는 부디 인정(人情)을 쓰지 말라
               인정을 쓰면 도를 이루지 못하리라
               한번에 그대로 추위가 뼈에 사무쳐야 하니

               어찌 항아리 울림으로 종소리를 만들리.





                 용선자(瑢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산 같은 뜻을 세워 빨리 앞으로 나가고
               부디 게으름으로 세월을 보내지 말라

               단박에 허공의 뼈를 때려 내면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격식 밖의 선이리.





                 휴선자(休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공부에 달라붙어 부디 쉬지 말지니
               뒤치고 엎치면서 ‘이 누구인가’하라

               위험과 죽음을 무릅써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절벽에서 손을 놓아야 바로 장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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