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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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나옹록
성선자(惺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화두의 마지막 한마디를 들되
거닐거나 앉거나 눕거나 의심덩이를 일으키라
의심덩이 깨어져서 허공이 뒤바뀌면
거꾸로 쓰거나 가로 들거나 한 끝을 나타내리.
덕시자(德侍者)가 게송을 청하다
참선을 하려거든 장부의 마음을 내야 하나니
바짝 다가붙고 항상 가지면 도가 절로 열리리라
절벽에서 손을 놓고 목숨이 다하면
한번 뒤엎고는 마음껏 웃고 돌아오리라.
수선자(修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하루종일 항상 바짝 달라붙어
잡고 놓고 하면서 급한 채찍 더하라
생각[情]이 없어지면 모르는 사이에 공부가 익어
허공을 쳐부수기엔 주먹 하나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