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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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나옹록
왕선자(旺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공부에 바짝 달라붙어 몸을 싹 잊어버리고
부디 저 빛깔이나 소리를 따르지 말라
다만 한번 몸소 깨칠 때에는
시방의 어느 곳이나 두렷이 밝으리라.
운선자(雲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도를 배움은 마치 불덩이를 가지고 노는 것 같거니
죄이고 죄여서 끊임없이 하라
단박에 쥐어서 허공을 굴리면
만 리에 구름 없고 가을빛이 차가우리.
연선자(然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도를 배우고 참선할 때는 언제나 용맹하여
세간의 잡된 생각은 남김없이 쓸어버려라
단박 어머니 태에서 갓난 면목을 움켜잡으면
찬 빛이 허공을 녹이는 것 비로소 믿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