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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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나옹록


                 연선자(演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납자의 가풍이란 별일 아니니
               한 쌍의 짚신으로 강산을 누비다가
               홀연히 오던 때의 길을 밟을 적에는

               모골이 시리도록 맑고 맑으리.





                 주선자(晭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묘한 도가 분명한데 이것을 보는가
               모든 것에 나타나도 많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대 지금 확실한 이것을 알면
               몇 걸음 옮기지 않고 단박 집에 돌아가리.





                 질선자(晊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도를 배우고 참선함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온갖 인연 다 쓸어버리면 그 효험[功]을 보겠지만

               홀연히 공과가 끊어지고 마음이 사라진 곳에
               물물마다 옛 풍모 드러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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